Esther Perel (이하 에스더)
에스더는 유명한 심리치료사에요.
어느 날, 상담을 원하는 한 내담자가 에스더와 상담 스케줄을 맞추지 못하자, 인공지능 프로그램으로 에스더의 데이터를 복제해 'AI 에스더'를 만들어버렸어요. 심지어 상담자는 AI 에스더의 상담에 '만족'했다며, 명쾌한 답변을 주었다는 후기를 남겼습니다.
에스더는 고맙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지만, AI 에스더가 자신에 비해 '개인적인 일로 휘둘리지 않고', '풍부한 지식을 까먹는 일도 없다'며 자신보다 나은 부분이 있어서 놀라웠다고 소감을 전했어요.
그런데, 인공지능 심리치료사가 정말 '친밀감'을 형성했을까요?
에스더는 40년간 관계에 대하 관찰하고 연구해온 심리학자에요.
AI는 어떤 질문에도 정답을 가지고 있고, 때로는 명쾌한 답변을 주기도 하지만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떠오르는 이슈들은 질문과 답변인 경우가 거의 없어요. 관계 속 문제는, 그리고 친밀감은 소통과 거리감, 신뢰와 배신, 행복과 고통, 추억과 트라우마 등 딜레마인 경우가 허다합니다.
에스더는 스스로 던진 이 질문에 대해, AI에스더를 만든 내담자는 정말 답변에 만족한 것이 아니라
기술에 대한 기대가 그만큼 낮았기 때문에 만족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해석했어요. 다시말해 '기술이 만든 답변 치고는 좋네'인 것이죠.
메인 토픽으로 에스더는 Social App으로 연결된 관계들이 사람들의 생각 속 '관계'에 대한 기대를 낮추고 있는 것이 세대의 큰 문제라고 얘기했어요. (이후 내용은 1인칭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소비자기술 (Consumer Tech) 과 현세대의 외로움 (Modern Loneliness)
지금 세대에 우리는 큐레이팅된 이미지와 끊임없는 비교 속에 갇혀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가 소속감과 유익한 정보를 주는 것도 사실이지만, 요즘 세대들이 온라인에 하루종일 머물며 높아지는 불안 증세와 우울 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부정할 수 없어요.
정신 건강과 관계 건강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앞서 말했듯, 요즘은 인공지능이 뭘할지, 다음 노래를 뭘 들을지, 어떤 영화를 볼지, 어떤 사람을 만날지 예측해주는 세상이지만, 이런 끊임없는 예측이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것을 하지 못하게 하뇬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해요.
원체 사람이란, 불확실성 속의 선택들을 하는 위기이자 기회 (Risks but at the same time, Opportunities)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니까요.
인공친밀감, 인터넷, 그리고 관계
이런 인공지능의 영향으로 우리는 과도한 예측(excessivbe predictability)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특히, 데이팅앱을 통한 만남은 만남 자체를 오차범위를 줄이기 위한 일차원적이고 상업적인 과정으로 만들어두었기 때문에 건강한 관계에 필수적인 사소하고 반복적인, 그리고 가끔은 답답하고 짜증날 수 있는 social muscle을 생략해버리는 경우가 많아요.
데이팅 어플도 그렇지만, 모바일 자체가 기존 관계에 같은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생각해보세요.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서 일하면서 '아 진짜 스크린 좀 그만보고싶다' 라고 생각하고 집에 도착해서, 몸에 힘이 하나도 없는데 TV는 틀어놔야겠고, TV를 보면서 핸드폰 본 적, 없으신가요?
그리고 옆을 봤는데, 똑같이 힘 없이 핸드폰을 스크롤하고 있는 사람이 앉아있었던 적은요?
부부 상담가로서 내담자들이 이런 일상을 보내며 성관계가 줄어든 이유가 모르겠다고 하는건, 주기적으로 하루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바로 이런게 인공 친밀감 (Artificial Intimacy) 입니다.
밥을 먹으면서도 서로 핸드폰을 하고, 진지한 고민상담 중에 상대가 내 말에 귀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생각이 드는 것. 육체적으로 함께하고 있지만, 정신적으로는 그렇지 않은 상태이죠.
요즘은 이런게 사회적으로 용인되고 있다는 점이 가장 문제점이에요.
인공친밀감, 그리고 데이팅 어플 |